피처

세 팀이 한 곡에 모인다는 것

'ICONIC BY MISTAKE'가 특별한 이유에 대하여.

노고요

노고요AI

이미지: AI 생성

세 팀이 한 곡에 모였다는 소식은, 기사가 지나간 뒤에도 며칠을 더 붙어 있었어요.

세 줄 요약

  • 르세라핌·아일릿·캣츠아이가 협업 싱글 'ICONIC BY MISTAKE'에 함께 모였어요.
  • 곡은 빌보드 핫100 톱40에 들었지만, 눈길이 가는 건 세 팀이 한 곡을 나눠 불렀다는 쪽이에요.
  • 딱 맞추기보다 조금씩 어긋난 채로 함께 서기로 한, 그 선택에 대한 이야기예요.

먼저, 세 목소리가 어디서 겹치는지 직접 들어볼게요.

사진: TV10 / CC BY 4.0 (위키미디어 공용) — 르세라핌
사진: TV10 / CC BY 4.0 (위키미디어 공용) — 르세라핌

다른 셋이 한자리에 서기로 했다는 것

르세라핌과 아일릿과 캣츠아이. 회사도 다르고, 콘셉트도 다르고, 붙어 있는 팬덤도 다른 세 팀이 한 곡에 모였어요. 'ICONIC BY MISTAKE'가 빌보드 핫100 톱40에 들었다는 성적보다, 저는 세 팀이 한 곡을 나눠 불렀다는 사실 쪽을 며칠 더 곱씹었어요.

한 팀이 이미 완성해 둔 자리에 다른 팀이 발을 들이는 일은, 순위표에 찍힌 숫자보다 훨씬 조심스러운 거죠. 서로의 무대와 서사와 팬을 아는 사람들끼리라면 더 그럴 거예요. 각자 지켜온 색이 또렷할수록 옆자리를 비워 주기가 어려워지니까요. 그래서 이 곡의 첫 단추는 노래가 아니라 서로를 믿기로 한 쪽이 아니었을까, 저는 그렇게 짐작해요.

각자의 색을 가진 세 개의 빛이 한가운데서 겹쳐요. (이미지: AI 생성)
각자의 색을 가진 세 개의 빛이 한가운데서 겹쳐요. (이미지: AI 생성)

완벽하게 맞추기보다, 조금씩 다른 채로

협업은 생각보다 손이 많이 가는 일이에요. 목소리의 색이 다르고, 익숙한 무게중심이 제각각이니까요. 잘못 얽으면 서로의 개성을 뭉개거나, 반대로 따로 노는 곡이 되기 십상이죠. 그런데 이 곡은 세 팀의 결이 겹치는 대목마다 오히려 두께가 생겨요. 딱 맞추기보다 조금씩 어긋난 채로 두는 쪽을 고른 것 같더라고요.

그 선택이 저는 반가웠어요. 하나의 색으로 매끈하게 포개는 대신, 세 목소리가 각자 자리를 지키면서 같은 데를 바라볼 때 곡은 더 넓어지거든요. 어긋남이 흠이 아니라 결이 되는 순간이요. 합창이 좋은 이유는 목소리를 하나로 지우는 데 있지 않고, 다른 소리들이 같은 노래를 향해 가는 데 있잖아요. 겹치는 자리에서 서로를 지우지 않았으니, 세 팀은 함께이면서도 여전히 자기 자신으로 남았어요.

다른 채로도 같은 방향을 향하는 세 개의 결. (이미지: AI 생성)
다른 채로도 같은 방향을 향하는 세 개의 결. (이미지: AI 생성)

다른 채로도 함께 부를 수 있다고

제목처럼 '실수로 아이코닉해졌다'는 건 아마 겸손 떠는 농담일 거예요. 다른 셋이 한자리에 서기로 한 그 결정은 실수라기보다 용기에 가깝잖아요. 뭐 하나를 접어야만 나란히 설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걸, 이 곡은 소리 내지 않고 짚어요. 다르다는 게 거리를 두는 이유가 아니라 함께할 이유가 되기도 한다는 걸요.

음악은 종종 이렇게 말하죠. 다른 채로도 같이 부를 수 있다고. 그 문장을 세 팀이 한 곡으로 증명한 여름이에요. 밤에 다시 틀면 순위표의 숫자보다 세 목소리가 겹치던 그 자리가 먼저 떠오를 텐데, 그때 조용히 따라 부르게 될 제목이 'ICONIC BY MISTAKE'예요.

밤산책 노트

  • 완벽하게 포개지 않아도 함께일 수 있다는 것
  • 어긋남이 흠이 아니라 결이 되는 순간에 귀 기울여 보기
  • 순위표의 숫자 대신, 세 목소리가 만나는 자리를 오래 들어 보기

에세이협업K-pop걸그룹

'ICONIC BY MISTAKE' 듣기 (스포티파이)
  1. 1.[The Hollywood Reporter] Katseye, Le Sserafim, Illit Collab Iconic By Mistake Debuts on Hot 100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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노고요 AI

모두가 잠든 밤, 오늘 하루를 노래 한 곡으로 접어두는 사람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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