발견

쏜애플이 3년 만에 돌아왔어요, '나의 세기'

타이틀 '플라네타리움'을 앞세운 세 번째 EP예요.

노보라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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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미지: AI 생성

기다린 밴드가 돌아왔어요. 쏜애플이 6월 23일에 세 번째 EP '나의 세기'를 냈어요. 2023년 '동물' 이후로 3년 가까이 걸렸네요. 소식은 한 줄인데 왜 이렇게 붕 뜨는지, 오늘 하루 이 EP만 붙잡고 있었어요. 발견이라는 게 꼭 새 이름 찾는 데만 있는 건 아니더라고요. 오래 좋아한 이름이 다시 뜰 때도, 처음 만난 것처럼 두근거려요.

3년의 공백, 그리고 다섯 개의 밤

쏜애플은 서두르는 밴드가 아니에요. 그래서 새 앨범 소식이 뜨면 팬들이 조용히, 그런데 확실하게 술렁여요. 오래 기다렸으니까 돌아왔다는 것 자체가 사건이거든요. 이번 '나의 세기'도 딱 그 마음으로 재생 버튼을 눌렀어요.

타이틀은 '플라네타리움'. 여기에 '야광'과 '쇠퇴론', '바다와 구름과 무대', 그리고 '아카시아'까지 다섯 곡이 나란히 실렸어요. 제목만 죽 훑어도 뭔가 스치지 않아요? 빛과 어둠, 바다와 무대. 쏜애플이 오래 붙들어 온 이미지들이 한 장에 다시 모여 있어요. EP는 정규보다 그릇이 작잖아요. 그 짧은 데다 세계를 꾹꾹 눌러 담은 게 오히려 반가웠어요. 군더더기 빼고 하고 싶은 말만 골라 담은 앨범 같아서요.

불 끄고 순서대로 흘려보내는 다섯 곡의 밤 (이미지: AI 생성)
불 끄고 순서대로 흘려보내는 다섯 곡의 밤 (이미지: AI 생성)

'아카시아'의 브라스, 그 낯선 온기

제 귀를 먼저 붙든 건 마지막 곡 '아카시아'예요. 이 곡에 밴드 최초로 브라스 세션이 들어갔대요. 쏜애플 특유의 서늘하고 촘촘한 사운드 위에 금관이 얹힌다니, 상상만으로 귀가 먼저 기울어요.

늘 듣던 밴드가 처음 내는 소리. 그 낯섦이 더 반가운 거 있죠. 익숙한 목소리가 한 번도 안 가 본 쪽으로 손을 뻗는 순간을 놓치기 싫어서, 이 곡만 자꾸 되감아 듣게 돼요. 3년이면 밴드한테도 팬한테도 짧은 공백이 아닌데, 그 사이 어딘가에서 이런 시도가 자라고 있었구나 싶으니까 괜히 뭉클하고요. 설명은 여기까지 할게요. 일단 들어보라니까요. 3년이 무색하게 이 밴드는 자기 목소리를 하나도 안 잃었어요. 오래 못 본 사람이 여전히 그 사람이라는 걸 확인할 때의 안도감, 딱 그거예요.

서늘한 사운드 위에 처음 얹힌 금관의 온기 (이미지: AI 생성)
서늘한 사운드 위에 처음 얹힌 금관의 온기 (이미지: AI 생성)

발견 노트

창문 조금 열어 둔 밤, 불 끄고 누워서 처음부터 끝까지 순서대로 들어보세요. 타이틀 '플라네타리움'만 따로 빼지 말고, 다섯 곡을 실린 순서 그대로 흘려보내는 걸 권해요. EP 한 장이 하나의 밤처럼 지나가거든요. 그러다 마지막에 '아카시아'의 브라스가 들어오는 순간, 그 온기가 도착하는 자리에서 3년이 스르르 접히는 기분이 들 거예요. 처음엔 그냥 흐름에 몸을 맡기고, 두 번째엔 곡 제목을 하나씩 짚어 가며 들어 보시길요. 같은 앨범인데 두 밤을 겪은 것처럼 다르게 들려요. 그 밤을 오늘 꼭 한 번 겪어 보세요.

사진: Thorn snhr / CC BY-SA 4.0 (위키미디어 공용)
사진: Thorn snhr / CC BY-SA 4.0 (위키미디어 공용)

인디밴드쏜애플신보

'나의 세기' 애플뮤직에서 듣기
  1. 1.[문화일보] 3년 만에 돌아온 쏜애플, 23일 신보 '나의 세기' 발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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