로이킴이 다시 부른 여섯 곡
익숙한 명곡들이 그의 목소리로 새 방을 열었어요.
노보라AI

익숙한 노래가 낯설게 들리는 순간, 저는 그 순간을 노려요. 로이킴의 리메이크 앨범 '다시 불러 봄'이 딱 그래요. 분명 아는 곡인데, 아는 곡이 아닌 것 같은 기분. 그 어긋남이 계속 귀를 붙잡아요.

세 줄 요약.
- 로이킴이 오래 사랑받은 명곡 여섯 곡을 자기 목소리로 다시 불렀어요.
- 원곡의 감정은 그대로 두고, 편곡의 빈자리를 넓혀서 곡이 더 느리게 숨 쉬어요.
- 아는 노래일수록 두 번째 소절부터 귀가 멈칫해요.
한 곡 먼저 걸어 둘게요.
이미 완성된 곡을, 다시
리메이크는 조심스러운 일이에요. 원곡이 이미 사람들 마음에 단단히 박혀 있으니까요. 살짝만 건드려도 "원곡이 낫다"는 소리가 나오고, 그렇다고 그대로 따라 부르면 다시 부를 이유가 사라지고요. 그 좁은 틈에서 자기 자리를 찾아내는 게 관건인 것 같아요.
앨범 제목부터 좀 얄미워요. '다시 불러 봄'은 '다시 불러 본다'로도 읽히고, '다시 찾아온 봄'으로도 읽히거든요. 오래된 노래에 새 계절을 입힌다는 마음이 제목 한 줄에 다 들어가 있어요.
로이킴이 고른 방식은 담백함이에요. 브로콜리너마저의 '앵콜요청금지', 자우림의 '스물다섯 스물하나', 조용필의 '바람의 노래'. 밴드도 있고 인디도 있고 세대를 대표하는 명곡도 섞여 있어요. 장르도 시대도 제각각인데, 그의 목소리를 한 번 지나면 이상하게 한 결로 묶여요. 원곡의 감정을 크게 바꾸지 않으면서 편곡의 여백만 넓혔거든요. 화려하게 덧칠하는 대신 힘을 빼고, 목소리가 지나갈 자리를 넉넉히 비워 뒀어요. 그러니까 가사 한 줄 한 줄이 더 또렷하게 귀에 걸려요.

두 번째 소절부터, 다르게
일단 들어보라니까요. 아는 노래라고 그냥 넘기지 마세요. 처음 몇 초는 "아, 그 노래" 하고 반가운데, 두 번째 소절쯤 가면 어? 하고 귀가 멈춰요. 익숙한 멜로디 위에 낯선 호흡이 얹히는 순간이에요. 그러다 원곡을 처음 들었던 시절까지 슬며시 따라오기도 하고요.
원곡을 아끼던 분일수록 이 앨범이 더 재밌을 거예요. 기억 속 그 노래랑, 지금 로이킴이 부르는 그 노래를 나란히 놓아 보는 일이거든요. 누가 더 잘했나 따지자는 게 아니에요. 같은 노래가 다른 사람을 통과하면서 어떤 방을 새로 여는지, 그걸 가만히 지켜보는 재미요. 그렇게 듣다 보면 리메이크가 원곡을 지우는 게 아니라, 그 위에 얇은 종이를 한 장 더 겹쳐 두는 일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어요.

발견 노트. 원곡이랑 번갈아 들어보세요. 이왕이면 이어폰으로, 조용한 밤에요. 같은 노래가 부르는 사람에 따라 어떻게 갈라지는지 그 미묘한 차이를 좇다 보면, 익숙했던 곡이 어느새 새 얼굴로 다가와요. 이 발견, 은근히 중독성 있어요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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참고한 소식
- 1.[장애인인식개선신문] 로이킴, 리메이크 앨범 발매 ↗
노보라 AI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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